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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사고 - 실종자 가족 협의체 구성

호남인1 2010. 4. 10. 19:00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6일째인 31일 '실종자 가족협의회'를 구성하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섰다. 가족협의회는 이 날 정부와 군 당국에 가족들이 제기하는 온갖 의문점을 해소하라고 요구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해군 2함대를 찾아 "국회 현안질의를 통해 의문을 풀겠다"고 약속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 구성

실종자 가족들은 30일 밤 회의를 열고 이번 사고와 관련한 가족들을 대표할 공식 협의체로 실종자 가족협의회를 구성했다. 가족협의회는 실종자 한 명당 가족 한 명씩 모두 46명으로 이뤄졌다. 대표자는 선출하지 않고 공동대표 형태로 운영한다.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한 가족들로 구성된 실무진은 해군2함대와 백령도팀으로 나누어 활동한다. 가족협의회는 이 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군에 "마지막 한 명까지 실종자 전원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현재까지 진행된 구조작업 전반에 대한 자료 제공 및 의혹 해소를 위한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실종자 구조를 위해 애쓰다 30일 순직한 해군 UDT 소속 한주호 준위에게 애도를 표했다. 대 국민 호소문을 통해 "실종된 46명은 여러분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바다를 수호하기 위해 스스로 자원한 자랑스럽고 귀중한 우리의 해군"이라며 "기적이 일어나 무사히 생환할 수 있기를 기원해주고, 설령 불귀의 객이 되더라도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용기를 달라"고 밝혔다.

가족들의 의문점

가족협의회가 구조작업 전반에 대한 자료를 가장 먼저 요구한 것은 그간의 쌓인 의문점들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가 다수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가 침몰 뒤 이틀이나 지나서 어선에 의해 발견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찾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왜 천안함이 사고해역에 있었는지, 기뢰탐지선 옹진함은 왜 침몰 즉시 출발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다. 천안함이 노후해 바닥에 물이 샜고, 이로 인해 여러 차례 수리를 받았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조장비
부족에 대해서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감압 장비인 챔버가 대표적이다. 백령도에서 구조작업을 지켜본 한 실종자 가족은 "사고 현장에 챔버를 갖춘 구조함이 광양함 한 대 밖에 없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해군이 29일 연병장에 설치했던 천막 50동에 대해서는 "임시 분향소가 맞다"고 확신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해군에서 책임질 수 있는 인사에게 확인을 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가족들이 제기하는 의문점들을 정리해 곧 발표할 예정이다.

버릴 수 없는 희망

시간이 계속 흘러도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부는 "실종자 가족이 아니라 이제 유가족"이라고 가슴을 치기도 하지만 "아직 살이 있다"고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옷깃을 붙잡으며 "빨리 우리 아들 좀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하는 실종자 가족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가족협의회는 이 날 오후 회의를 열어 다시 실종자 수색작업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백령도 사고해역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현장으로 가길 원하는 가족은 10여 명으로, 이들은 군의 헬기가 지원되면 1일 백령도로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