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병은 묵언으로 답한다 - 누리꾼 '윤승호
마지막 귀대 명령을 듣기 전에
나의 임무는 끝났다
그저 조국의 부름을 받았고
명령에 따라 나의 길을 갔을 뿐이다
최후까지 조국을 지키고
조국과 어머니품과 같은 함체를 지키려 꽉 움켜잡고 또 잡았다
가라앉는 함체를 잡은 손이 펴지지 않는다
내가 잡은 함체는 둘로 갈라지어 이어보려 했지만
그래도 나는 마지막 까지
나의 가족을 지키듯 잡고 또 잡았다
나는 조국의 명령을 여기까지 들었고
지금도 그 명령에 따르고 있다
서해바다 속에서
동해바다 속에서
그리고 남해바다 속에서
내 땅과 바다를 지키는 수병으로서 영원히 살아가리라
나에게 명령은 이제 묵언으로 답한다
나의 천륜을 갈라놓은 게 너지만
지금 너에게 무어라 물어볼까
너를 어떻게 원망할까 그저 너에게 되물어본다
이제 이 바다를 지키는 수병은
너의 기억에 남아 있을 때 까지
우리는 서해 바다에 남아있을 것이다
오래토록 나에게 서해 바다를 지키게 해다오
살아남은 내 전우에게
이제 남은 명령은 그대들 몫이오
나의 빈자리에 이리 적어 주시오
최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군인으로 살았다고
그리고 이 모든 답은 묵언으로 답하리
살아남은 내 전우에게 / 이제 남은 명령은 그대들 몫이오 / 나에 빈자리에 이리 적어 주시오 / 최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군인으로 살았다고'
지난 8일 해군이 개설한 천안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누리꾼 '윤승호'씨가 올린 '수병은 묵언으로 답한다'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기리며 김덕규 동아대학교 교수가 쓴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는 시에 이어 또 한 번 국민들의 마음을 적시고 있다.
이 시는 귀환을 명령한 김 교수의 시에 천안함 실종자들이 답을 하는 것처럼 쓰였다. 국민의 귀환 명령을 받은 실종자들이 시의 화자가 되어 답하고 있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실종자들의 시선에서 쓰인 시를 보며 "눈물난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을 용서해 달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시는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했던 실종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시작한다. '마지막 귀대 명령을 듣기 전에 / 나의 임무는 끝났다 / 그저 조국의 부름을 받았고 / 명령에 따라 나의 길을 갔을 뿐이다'
또 시의 화자는 '나는 조국의 명령을 여기까지 들었고 /지금도 그 명령에 따르고 있다'며 사고 이후에도 군인으로서 자세를 잃지 않는 결연한 모습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화자는 살아남은 전우들에게 명령의 충실할 것을 당부하며 자신의 빈자리에 적을 말을 당부한다. '살아남은 내 전우에게 / 이제 남은 명령은 그대들 몫이오 / 나의 빈자리에 이리 적어 주시오 / 최후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군인으로 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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