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政治.社會/<시사IN> 공식 블로그

천안함사고 7일- 한준호준위의 살신성인과 선체발견등

호남인1 2010. 4. 10. 18:51

 

한준호 준위의 살신성인


이명박 대통령은 2일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은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다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주호 준위 빈소 조문
이명박(왼쪽) 대통령이 2일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업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한 준위의 부인인 김말순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있는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가족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 준위의 부인, 현역 중위인 아들과 딸 등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참모들에게 “한 준위는 통상적 활동 중에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전투 상황에 준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품격도 높이는 등 예우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무공훈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차려진 고(故) 한주호 준위의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남긴 글.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이에 따라 국방부는 당초 추서키로 한 보국훈장 광복장과 함께 충무 무공훈장도 영결식전에 새로 추서키로 했다. 충무무공훈장은 직접 전투에 참가해 중대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사진]침몰 천안함… ‘무심한 하늘’

앞서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조찬회동을 갖고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 “북한과 국제사회가 보기 때문에 차분히 원인을 조사하고 국가 역량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선체발견-29일

의문투성이인 천안함 폭발과 침몰 원인은 선체 인양 이후에나 구체적으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군은 29일까지 침몰한 함수와 함미 위치를 확인했으나 사고 원인 등은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 


함체가 침몰한 바다 속 조류가 센 데다 너무 탁해 해군 수난구조대(SSU) 잠수사들이 사고 부위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SSU는 수중카메라를 이용한 함체 촬영도 시도했지만 역시 탁류 탓에 성공하지 못했다. 군은 함체 수색과 탐색 등을 통한 실종자 구조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함체 인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 달 2일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원태제 대변인은 30일 “민간 인양 선박(해상크레인)이 금요일까지 백령도 근해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양 작업은 침몰 함체 상황 등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먼저, 군은 인양을 위해 천안함 함수와 함미 격실을 모두 밀폐하게 된다. 이어 그 공간으로 공기를 주입해 양성 부력을 생기도록 해 함체를 띄운다. 만일 이 방법이 성공하면 떠 있는 함체에 줄을 연결해 인근 백령도 등 육지로 끌어오면 된다.

하지만, 폭발 충격 등으로 파손된 함체 틈 사이로 불어넣은 공기가 빠져나가 버리면 부력이 생기지 않아 이 방법은 무용지물이다. 이때에는 크레인을 이용한 직접 인양에 나서야 한다. 특히 이 방법은 인양에 앞서 완전히 뒤집힌 함수와 옆으로 누운 함미를 똑바로 세우기 위한 리프트 백(lift bag·대형 풍선) 설치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리프트 백 설비를 갖춘 구조함 광양함이 현장에 대기 중이다. 군은 이렇게 해서 함체가 똑바로 서면 쇠사슬 등으로 크레인과 연결한 뒤 끌어올려 바지선으로 육지까지 옮기게 된다.

피로파괴 가능성

사고 6일째를 맞고 있는 '천안함' 참사가 46명의 실종자 수색이 더디게 진행되는 속에서 사고원인조차 갈필을 못잡고 있다. 특히, 천안함을 함수와 함미 부분으로 나눈 절단면이 마치 칼로 자른 듯 깨끗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침몰 원인이 해저어뢰 등에 의한 외부폭격인지 내부 폭발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선박이 두부 자르듯 절단된 사례, 즉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31일 <YTN>  보도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500척 이상 건조됐던 미국의 유조선 T-2 Tanker도 천안함과 같아 마치 자로 잰듯이 두동강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르면 T-2 Tanker는 당시 미국의 전시 표준선으로 만 6,000톤급 선박으로 1943년 1월 16일,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항에 정박해 있던 중 함수와 함미를 나눈 절단면이 마치 자로 잰듯 잘려나간 채 수면 위로 치솟았다. 절단면의 위치도 천안함의 경우와 비슷한 부분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고 강철 구조물용접면은 파괴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T-2 Tanker의 파괴는 학계에서 전형적인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의 사례로 연구돼 왔다. 미세균열이 장시간의 누적된 충격과 압력에 의해 갑작스런 파괴로 이어진다는 현상으로 특히 선박의 경우 '피로 파괴'는 선박의 무게중심인 중앙부에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건조된 지 20년이 지난 천안함에 누수현상이 있었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당국의 지나친 비밀주의


천안함 침몰 후 줄곧 이어진 군 당국의 무원칙한 ‘비밀주의’가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의 불신과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사고 당시 정황에 대해 군사작전, 기밀 사안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숨기기에 급급하다가 무성한 의혹을 양산한 뒤에야 일부 정보를 ‘찔끔’ 공개하는 식의 원칙 없는 기밀주의에 대해 비난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 7일째인 1일 합동참모본부는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과 속초함, 해군 2함대사령부 간 오고 갔던 교신록의 일부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백령도 해병부대에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동영상 앞 부분을 공개했다.

교신록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해 줄 핵심 단서로 여겨졌지만 일부나마 공개되기까지 군 당국의 행태는 오락가락 그 자체였다. 지난달 31일 오전까지만 해도 합참은 “공개할 수 있는 범위가 되는지 봐서 공개할 수 있으면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가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군사기밀이 포함된 교신록 공개는 곤란하다”며 비공개로 선회하기도 했다.

TOD 동영상 공개를 놓고도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당초 TOD 촬영 자체를 밝히지 않다가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떠밀리듯 일부 동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이 승조원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후 9시16분쯤부터 천안함에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군 당국은 떠밀리듯 침몰 전후 동영상 일체를 공개했다.

불똥은 군이 가지고 있는 해군 전술자료처리체계(KNTDS)까지 튀고 있다. 피아 함정은 물론 항공기 궤적까지 한눈에 모두 식별할 수 있는 KNTDS는 천안함의 항적과 주변 해역 동향, 북한군 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자료인 데다 2002년 제2연평해전 때도 공개한 전례가 있는데도 군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군의 무원칙한 비밀주의는 천안함 침몰 직후 함정 바닥의 파공을 원인으로 꼽았다가 두 동강 났다고 수정하는 등 어설픈 초기 조사와 맞물리면서 북한 침공설과 오폭설, 정부 은폐설 등 갖가지 음모론과 유언비어를 양산하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