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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의 허와실

호남인1 2008. 5. 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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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의 비용편익 분석(Benefit/Cost Analysis, B/C 분석) 결과는 2.3이다. 비용을 약 14조로 잡으면 약 32.2조의 편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실 국책사업에 이러한 B/C ratio는 유례없는 일이다. (일반적인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B/C ratio가 1.6 미만이다) 만약 이 비율이 사실이라면 바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 대운하 사업이다. 그러나 조금만 찬찬히 뜯어보면 이는 도무지 B/C 분석의 기본도 무시한 분석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만금 사업 같은 경우야 환경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지만, 대운하의 경우는 철저히 경제학적인 상식으로도 말이 안 되는 분석이다. 크게 세 가지 정도만 짚고 넘어가겠다.


1. 금전적 편익의 포함

대운하를 추진하는 세력에서의 비용편익 분석(Benefit/Cost Analysis, B/C 분석)에서의 가장 중요한 논점 중의 하나는 비용과 편익을 정확히 계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학적으로 이야기하면 파생적 편익 내지는 금전적 편익은 포함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학부 2학년생 재정학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강조하는 부분 중의 하나이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댐을 건설하면 그 주변의 경기가 활성화된다. 공사 인력들이 먹고 자는 것과 관련하여 여관도 들어설 것이고 음식점도 들어설 것이고 술집도 들어올 것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인하여 그 지역의 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기 활성화는 댐 공사의 편익으로 계산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금전적이며 한시적인 것이지 실질적인 편익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질적인 편익은 홍수의 방지 효과, 수력 발전의 가능성, 농업/공업의 각종 용수의 확보와 같은 것이고, 파생적(금전적) 효과인 여관, 음식점, 술집 들은 댐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영업을 하다가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 순간적으로 지역의 경기는 살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편익을 발생시킨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를 계상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대운하 추진세력들은 이런 중요한 원칙들까지도 모른 척한다. 그들이 계산한 편익 32조의 약 1/3인 11조가량이 이러한 파생적인 편익이다. 지역 경제의 활성화니, 관광단지의 개발이니 하는 파생적 편익을 B/C ratio 분석에 포함시킨 것은 학자로서의 양심을 팔아먹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세력들을 업은 추부길 씨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느니, '전문가'들의 소견을 따랐다거니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대운하를 찬성하는 '소위 전문가'들은 대운하는 국내에서 처음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파생적인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변명한다. 예외적으로 파생적인 효과를 고려하는 사업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컨벤션 센터와 같은 것이다. 컨벤션 센터의 실질적인 편익은 국제회의의 유치 등으로 인한 주변 호텔, 음식점 등의 활성화이다. 이 경우에는 이를 파생적인 효과라고 보기 힘들며 다른 방법으로 편익의 계산이 곤란하기 때문에 극히 예외적으로 계상하는 것이며, 댐이나 운하 같은 토목공사에 파생적 효과를 고려하는 것은 도무지 B/C 분석의 ABC를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한낱 학부생(심지어는 전공이 경제학도 아니다!)인 필자가 아는 이야기를 변명에 변명을 덧칠해가며 '학자'라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을 보니, 구차하고 더럽고 치사하기 그지없다.


2. 골재 채취

대운하 추진위의 코미디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얘기하기도 힘들지만, 골재 채취에 대한 부분은 단연 베스트5 안에 들어갈 듯하다. 14조 중 8조를 골재채취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강물 생태에서의 자갈과 모래의 역할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지만, 그걸 차치하고서도 골재를 그렇게 다 파버렸다고 해서 그 돈이 나올 수가 없다. 일단은 엄청난 공급의 확대로 인한 가격하락을 고려하여야 한다. 아마 골재의 가격이 반 이하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음은 운송비의 고려이다. 골재 같은 경우 채취 비용의 80%에 해당하는 만큼의 운송비가 들어간다. 그러나 골재 채취 및 판매 비용에서 운송비는 빠져 있다. 서울대에서 있었던 대운하 대토론회에서 한양대 홍종호(경제학과) 교수는 (찬성 측에서 주장하는 만큼의 골재를 채취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판매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은 2조를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사실 골재채취의 문제점은 이뿐이 아니다. 같은 토론회에서 관동대의 박창근 교수(토목공학)는 골재채취로 인해서 교량의 기반이 약해지고 이로 인해 멀쩡한 다리를 놔두고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는 일이 있었음을 지적한다. 대부분의 다리는 운하를 하려면 다 부수고 다시 놓아야 할 것이 분명하다고 보여지지만, (이 역시 찬성 측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다 계상되지 않았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추진위가 이야기하는 골재를 채취할 경우 대부분의 교량을 다시 지어야 할 것이다. 그때는 아마 골재채취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를 대겠지만, 대운하로 인한 비용 중에서 이러한 부분은 '당연히' 고려되지 않았다.

상식으로 접근해도 골재채취로 비용의 70%를 메운다는 발상은 강을 다 엎는다는 얘기이고, 이는 강이 강이기를 포기하겠다는 이야기이다.


3. 유지관리비의 제외

B/C 분석에서 유지관리비를 제외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유지관리비는 비용품목 중의 가장 기본적인 품목 중의 하나다. 정부에서 발주한 사업을 지지하기 위한 B/C 분석을 지지하기 위해서 많은 B/C 분석-심지어는 경인운하에 대한 B/C분석을 맡은 DHV(토목사업의 저명한 컨설팅회사로 대운하 추진위에서는 거의 구세주같이 모시고 있는 회사이다)의 B/C 분석에도 유지관리비는 상위의 기본품목으로 분석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세 가지만 고려했을 때, (파생적 효과 제외: -11조, 골재채취로 인한 수익의 현실화: -6조, 최소한의 유지관리비: -1조 2천억 내외) 당장에 B/C ratio는 1 이하로 떨어져서 추진할 수 없는 사업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 아니다. 운하로 인한 물류비용의 절감 편익도 말도 안 되게 과대 계상되어 있으며 모든 비용에서 하역이나 중간 운송 비용은 빠져 있다. 실제로 운송업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절대로 운하로 인한 운송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은 양이 문제가 아니라 운송 속도가 문제 되는 시점이고, 530Km의 대운하를 뚫어서 줄어드는 거리는 약 200Km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모든 제반 사항을 고려했을 때의 B/C ratio는 최대한으로 잡아야 0.28, 반대 측이 고려하는 모든 것을 고려할 때 0.05에 불과하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환경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았다. 순수하게 경제적인 편익만 분석했을 때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환경을 고려하면 더더욱 B/C ratio가 줄어들 것이다.


4. 나가며

아무리 봐도 운하를 추진한다는 것은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코미디를 진지하게 반박해야 하는 현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코미디를 진행하는 데 소위 학자라 하는 사람들이 양심을 팔아먹은 이야기들을 함으로써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운하를 진행하면 수몰될 지역의 주민들에게 '보'가 건설되어서(실제 이 '보'의 높이는 5m 이상으로 국제규격으로 볼 때 대댐(large dam)에 해당한다) 운하가 다니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다. 지방호족들은 땅 팔아먹을 욕심에 가득 차서 지방 여론을 왜곡시키고 있고,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막아야 한다. 시작되면 끝장나는 사업이다. 더 이상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이 없이 당장 막는 데에 나서지 않으면 나치 전범과 같이 국토 파괴범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러울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