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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 蘭草, orchid ]

호남인1 2011. 1. 4. 09:36

 

"난초 [ 蘭草, orchid ]"
분류  / 동식물 > 식물 > 속씨식물 > 외떡잎식물 > 미종자목    요약  / 외떡잎식물 난초목 난초과에 속하는 식물의 총칭.
본문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난초는 외떡잎식물 중에서 가장 진화된 식물군으로,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피는 종이 다양한 주요 관엽식물로 애호가가 많다. 세계에 약 700속 2만 5000종이 알려져 있고, 한국 자생종은 39속 84종이다. 양극지방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에 자라며 특히 열대지방의 운무림(雲霧林)에서 많이 자라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원예상에서는 동양란과 양란(서양란)으로 구별하고 있다. 동양란은 한국 ·일본 ·중국에 자생하는 것이며 보춘화 ·한란 등의 심비디움속(Cymbidium)과 석곡(石斛) ·풍란(風蘭)을 포함한다. 그 중에서도 보춘화는 동양란의 주종으로 삼고 있는데, 북송 때의 《수죽기(脩竹記)》에 일경일화(一莖一花)인 것을 난(蘭)이라 하고 일경구화(一莖九華)인 것을 혜(蕙)라 하였다.

동양란의 재배역사는 중국이 가장 길어, 남송(南宋) 때의 《난보오법(蘭譜奧法)》(1233) 《왕씨난보(王氏蘭譜)》(1247)에 종류 ·재배법이 상세히 기록된 것으로 보아 10세기경부터 재배 ·감상하였다는 설이 있다.

한국에서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허황옥(許黃玉)을 맞이할 때 난초로 만든 마실 것과 난초를 넣고 빚은 술을 대접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고려 말기로 추정하고 있다. 이때부터 난초는 문인화의 소재로 등장해 매화 ·대나무 ·국화와 함께 사군자(四君子)의 하나가 되었다. 현재 난초를 소재로 하여 전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는 조선 초기 강세황(姜世晃)의 《필란도(筆蘭圖)》를 들 수 있다.

양란은 열대 원산으로 주로 유럽에서 재배되고 육종되어 왔다. 양란의 원산지는 인도 ·오스트레일리아에 걸쳐 동남아시아를 포함하는 열대아시아지역, 멕시코 ·플로리다 ·우루과이 ·파라과이 ·브라질 등의 열대아메리카지역, 남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 등이다. 양란의 큰 특색은 품종개량에 의한 다양한 종의 육성이다. 1852년 영국의 J. 도미니가 교배종을 개화(開花)시킨 이래 속간교배(屬間交配)도 시도하여 성공하고 있다.


 

 1. 특징

난초의 줄기는 곧게 자라거나 덩굴성 또는 알줄기[球莖]나 뿌리줄기[根莖]로 되는 것이 있다. 알줄기는 양분을 저장하는 창고와 같은 역할을 하며 난의 건강과 새촉에 양분을 공급한다. 뿌리줄기는 표피에 수분을 저장해 두는 저수조직이 있어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며 난균이 공생하여 난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잎은 단엽이고 대부분 어긋나며 밑부분이 원줄기를 감싸고 육질화하거나 퇴화하여 비늘처럼 생긴 것도 있다.

꽃은 양성(兩性)이고 좌우대칭이며 꽃이 필 때 180°회전하기 때문에 꽃의 상하 위치가 바뀐다. 꽃잎과 꽃받침조각이 각각 3개씩 있으며, 3개의 꽃잎 중 1개는 모양이 독특하고 색채를 띤 입술 모양 형태가 된다. 이 꽃잎은 화분을 매개로 하는 곤충의 목표가 되기 때문에 모양뿐만 아니라 색깔도 다르다. 또 이 꽃잎의 기부가 길게 늘어나서 꿀주머니[距]가 발달하는 것도 있다.

수술은 1∼2개이고 암술대와 합쳐서 암술머리를 형성하며 씨방은 하위이다. 열매는 삭과(殼果)로 3∼6개로 갈라지며 배젖이 없는 종자가 많이 들어 있다.

 

 

2. 생태

열대지방과 같이 공중습기가 많고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나무 겉이나 바위면에 붙어서 자라는 난이 많다. 뿌리가 물기가 있는 쪽을 향해 자라는 향습성이 강하고 상하좌우 여러 방향으로 자라면서 나뭇줄기가 돌에 달라 붙는다. 굵은 뿌리에 발달한 특수조직에 공중에서 흡수한 수분을 저장하여 활용한다. 한국에서 자라는 풍란 ·나도풍란 등도 이에 속하며, 이런 종류를 착생란(着生蘭)이라고 한다.

한국의 중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래난초 ·은대난초 ·개불알꽃 등은 땅에 뿌리를 박고 자라기 때문에 지생란(地生蘭)이라고 한다. 착생란과는 생육습성상 상반된 의미이다. 그러나 무엽란(無葉蘭)과 천마(天麻) 같은 종류는 엽록체가 없으므로 필요한 양분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여 다른 식물체에 기생한다. 따라서 기생란(寄生蘭)이라고 한다.

 

 

3. 분류

난초과는 5아과로 분류한다. 야쿠시마란[屋丘島蘭]아과는 중축태좌(中軸胎座)로 암술과 수술의 합착이 불충분하고 순판은 거의 방사대칭이다. 난초과 중에서 가장 원시형이다. 2속 10종이 있으며 야쿠시마란(Apostasia wallichii var. nipponica)이 이에 속한다. 일본(규슈 남부) ·동남아시아에 분포한다.

시프리페디움아과는 순판이 발달하여 주머니 모양으로 되어 있다. 4속에 약 100종이 알려져 있으며 개불알꽃 ·광릉요강꽃 등이 이에 속한다.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손바닥난초아과는 덩이뿌리가 줄기 모양이고 꽃줄기 끝에 많은 꽃이 핀다. 주름병아리난초(Gymnadenia cuculata) 등이 여기에 속하며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수염뿌리난초아과는 균근(菌根)식물이며 굵은 뿌리가 다발로 나는 것, 땅에 누운 줄기의 마디에서 뿌리가 나는 것 등이 있으며 전자에는 홍산무엽란(Neottia nidus-avis var. mandshwria)이, 후자에는 애기사철란(Goodyera repens) 등이 속한다. 한국 ·일본 ·중국(난대)에 분포한다.

난아과는 착생생활에 적응되어 있으며, 줄기가 가축분지(假軸分枝)하는 무리와 단축분지(單軸分枝)하는 무리로 구분한다. 전자에는 새우난초속 ·춘란속 ·석곡속 등이, 후자에는 풍란속 ·비자란속 등이 포함된다. 손바닥난초아과 ·수염뿌리난초아과 ·난아과를 묶어 난아과로 하여 난초과를 3아과로 분류하기도 한다.

 

 

1) 동양란

꽃이나 모습이 양란에 비해서 단아하다. 화분에 심어 잎 ·꽃 ·분과의 조화 등을 감상하는 문인 취미의 극치를 나타낸다. 동양란의 변종은 자연교배로 나타나며 인공교배에 의한 품종은 아직 없다.


 

보춘화(報春花:Cymbidium goerngii)는 춘란(春蘭)이라고도 하며 한국(남부 ·제주도) ·일본(중부 이서) ·중국 등지의 저산대(低山帶)의 건조한 숲속에 자라는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다. 내한성이 강하고 초세가 튼튼하여 가꾸기 쉽다. 이른봄에 향기로운 꽃이 핀다. 꽃의 색은 기본 바탕이 황록색이고 안쪽에 붉은 선이 있으며, 입술 모양의 잎에는 홍자색 U자형 반점이 잇다. 중국산을 중국춘란(C. forrestii)이라 하며 동양란 중에서 가장 일찍 가꾸기 시작하였다. 난이라 하면 이 중국춘란을 으뜸으로 치며 동양란이라 하면 이 중국춘란을 연상하였다.

추사 김정희가 “동방무진란(東方無眞蘭)”이라 하였음은 한국에 중국춘란이 자생하지 않음을 아쉬워한 말이다. 한국의 춘란은 남부 ·다도해 ·제주도 등지에 분포하며, 흑산도 자생의 잎이 넓은 춘란을 흑란(黑蘭)이라 하고, 울릉도 자생의 춘란도 잎이 넓으며 울란(鬱蘭)이라 한다

 

한란(寒蘭:C. kanran)은 한국(제주도) ·일본(남부) ·중국(남부) ·대만 등지에서 자생하며 품종이 다양하다. 늦가을에서 초봄까지 향기로운 꽃이 핀다. 잎은 힘차게 뻗고 한 꽃줄기에 꽃잎이 옆으로 빳빳한 5~12송이의 꽃이 달린다. 꽃빛깔은 자주 ·붉은색 ·흰색(매우 귀함) ·노란색 등이며 자갈색 줄이 있는 것도 있다.

 

보세란(報歲蘭:C. sinensis)은 중국 푸젠성[福建省] ·쓰촨성[四川省]에 자생하며 2월경에 자색의 꽃이 피며 향기가 좋다. 잎은 동양란 중에서 가장 넓으며 웅대한 맛을 풍긴다. 타이완에 자생하는 것을 대만보세란이라 하며, 잎이 길고 뾰족하며 윤기가 나는 점, 꽃빛깔에 변이가 있어 많은 품종이 있다. 광둥성[廣東省] 자생의 보세란을 대명란(大明蘭:C. s. for. hakuran)이라 한다.

 

건란(建蘭:C. ensifolium)은 중국 남부의 푸젠성에 자생하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7~8월에 꽃이 피며 색깔은 담황록색 바탕에 홍자색 선이 있고 향기가 좋다. 잎이 굳고 웅대하여 남성적이어서 웅란(雄蘭)이라고도 한다. 잎끝이 아래로 처지고 여성적인 우아한 맛을 풍기는 품종을 웅란에 대하여 자란(雌蘭:C. e. for. flaccidoior)이라 하며 7~8월에 짙은 향기의 꽃이 핀다.

 

소심란(素心蘭:C.gyokashin var. soshin)은 중국 푸젠성 ·저장성[浙江省] ·광둥성 ·타이완에 자생하며, 난 중에서 생김새에 품위가 있고 운치가 있다. 티없는 맑은 비취색 꽃이 8~9월에 피며 고상한 향기를 풍긴다. 많은 품종이 있으며 철골소심(鐵骨素心) ·관음(觀音)소심 등이 대표적이다.

 

한봉란(寒鳳蘭:C. actum)은 동남아시아에 널리 자생하며 동아시아에서는 일본(규슈)에 난다고 한다. 잎이 좁고 길며 약간 혁질(革質)이다. 겨울에 자갈색의 줄무늬가 있는 꽃이 피며 한 꽃줄기에 8~12송이가 달린다.

 

일경구화(一莖九華:C. fabero)는 중국 원산으로 꽃대마다 여러 개의 꽃이 피는 종이다. 잎은 가늘고 길며 비스듬히 서는 경향이 있다. 꽃은 중국춘란보다 늦게 피고 향기는 약하며 연한 녹색 바탕에 홍자색 반점이 있다. 꽃잎의 모양에 따라 매판(梅瓣) ·하판(荷瓣) ·수선판(水仙瓣)으로 나누며, 꽃대의 빛깔에 따라 녹경계(綠莖系)와 적경계(赤莖系)로 구분한다.

 

풍란(風蘭:Neofinetia falcata)은 한국(남부 ·제주도) ·일본(중부 이서)에 자생하며 소엽(小葉)풍란이라고도 한다. 햇빛이 잘 드는 숲속의 습기가 많은 나무 ·암벽에 붙어 사는 착생란이다. 자생지의 환경에 따라 잎의 생김새에 변이가 많다. 고려시대에는 방란(芳蘭)이라고도 하였으며 통영(統營)지방 자생종을 감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쳤다. 6~7월에 잎이 겹쳐진 부분의 중간에서 2개의 꽃자루가 나와 자루마다 3~5송이의 흰꽃이 핀다.

 

나도풍란(Aerides japonicum)은 제주도 ·홍도 ·소흑산도 등 한국 남부지방의 상록수림에서 자라며 거의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데 최근에 홍도의 동백수림에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원예상 대엽풍란(大葉風蘭)이라고도 한다. 6∼8월에 녹백색의 꽃이 핀다. 잎은 길이 8∼15cm, 나비 1.5∼2.5cm이다.

 

석곡(Dendrobium moniliforme)은 줄기의 마디가 대나무처럼 생겼기 때문에 죽란이라고도 하며, 늙은 나무의 나무줄기와 바위면에 붙는 상록 여러해살이이다. 높이 10∼30cm로 보통 잎이 떨어진 다음 3년째 마디에 꽃이 핀다. 꽃은 흰색 또는 연한 홍색이다

 

 

2) 야생란


 

 

자란(紫蘭:Bletilla striata)은 유달산의 바다로 향한 바위틈에서 자란다. 높이 50 cm 정도로 둥근 비늘줄기가 있다. 꽃은 5∼6월에 피고 자줏빛이다. 남쪽에서는 재배할 수 있고 알줄기를 약용으로 한다. 일본 ·중국(난대)에도 분포한다.

 

새우난(Calanthe discolor)은 남부지방의 숲속에서 자란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자라고 마디와 더불어 알줄기 비슷하게 생겼다. 4~5월경 8~15개 정도 꽃이 피며 꽃색의 변이가 심하다. 꽃잎은 흰색, 연한 자줏빛 또는 적자색이다. 노랑색 꽃이 피는 것을 금새우난(C. striata for. sieboldii)이라고 하며, 연한 홍자색 꽃이 피는 것을 여름새우난(C. reflexa)이라고 한다.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은난초(Cephalanthera erecta)는 숲속에서 자란다. 낙엽성 자생종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가지가 없고 높이 40∼60cm로 3∼6개의 잎이 달린다. 꽃은 5월에 피고 흰색이며 3∼10송이가 수상(穗狀)으로 달리며 활짝 벌어지지 않는다. 식물체에 털이 있는 것을 은대난초(C. longibracteata), 노란색 꽃이 피는 것을 금난초(C. falcata)라고 한다. 한국(중부 ·남부) ·일본 ·중국(난대)에 분포한다.

 

 

개불알꽃(Cypripedium macranthum)은 꽃이 가장 크고 아름답다. 깊은 산 초원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 25∼40cm이고 잎은 3∼5개이다. 꽃은 5∼7월에 피고 길이 4∼6cm로 연한 홍자색이다. 광릉요강꽃(C. japonicum)은 이와 비슷하지만 부채 같은 잎이 마주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름이 천하다 하여 복주머니란 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

 

타래난초(Spiranthes sinensis)는 풀밭이나 잔디밭에서 자란다. 높이 10∼40cm이고 여름에 꽃줄기에 작은 꽃이 나선상으로 꼬이면서 달리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꽃잎은 꽃받침 잎과 더불어 투구 모양이다. 색깔은 분홍색이 보통이지만 가끔 백색 꽃이 피는 것도 있다. 한국 ·일본 ·사할린 ·시베리아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3) 양란

양란의 속별 주요종으로 아이리데스(Aerides)는 나도풍란과 비슷한 종류로서 인도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지에 50종 내외가 자생하고 있으며 반다(Vanda)의 축소형 같은 형태이다. 오도라툼(A. odoratum) ·물티플로룸(A. multiflorum) ·라우렌시에(A. lawrenceae) 등이 아름답다.

 

앙그라이쿰(Angraecum)은 풍란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속이다. 재배종의 대부분은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산이며, 대표종인 베이치(A. veitchii)는 흔히 재배하는 에부르네움(A. eburneum)세스퀴페탈레(A. sesquipetale) 간에 육성한 교잡종이다. 꽃은 겨울에서 초여름에 걸쳐 피는데 40~50일 정도 즐길 수 있다. 꽃이 다 필 무렵부터 생장기에 들어간다.

 

아스코켄트룸(Ascocentrum)사콜라비움(Saccolabium)이라고도 하며, 동남아시아산으로 반다와 비슷한 작은 착생란이다. 꽃이삭에 꽃이 밀생하고 쿠르비폴리움(A. curvifolium)암풀라세움(A. ampullaceum)이 가장 아름답고 많이 재배된다

 

브라시아(Brassia)는 멕시코에서 브라질에 걸쳐 40종 내외가 자생한다. 베루코사(B. verrucosa) ·마쿨라타(B. maculata) 및 카우다타(B. caudata) 등은 꽃이 섬세하여 많이 재배한다.

 

불보필룸(Bulbophyllum)은 콩짜개난이나 흑난초와 비슷한 종류로서 30종 내외가 있고 재배되는 종류는 동남아시아산이다. 히말라야산 크라시페스(B. crassipes)가 추위에 강하고 튼튼하며 꽃도 잘 달린다.

 

칼란테(Calanthe)는 새우난과 같은 종류로서 원예종으로는 동남아시아종을 선호한다. 알줄기 비슷한 줄기에서 2∼3개의 잎이 나오며 잎이 쓰러진 다음 꽃대가 나와서 꽃이 총상(總狀)으로 달린다.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카타세툼(Catasetum)은 열대 아메리카산 착생란이며 100종 이상이 있으나 별로 가꾸지 않는다. 통처럼 생긴 가구경(假球莖)에서 새순이 나올 무렵 암수가 다른 꽃이삭에 달리는 형태가 특이하며, 마크로카르품(C. macrocarpum)은 여름에 꽃이 핀다.

 

카틀레야(Cattleya)는 열대 아메리카 원산인 착생란이며 40종 내외가 있다. 잎은 가구경을 형성하고 잎이 2∼3매 달린다. 꽃이 크고 아름답기 때문에 양란 중의 여왕이라고 불리며 많은 종간잡종과 속간교잡종이 있다. 종류에 따라서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다.

 

코일로지네(Coelogyne)는 동남아시아에 많이 분포하는 착생란이며, 특히 히말라야와 네팔이 원산지로서 유명하다. 초 겨울이면 꽃눈이 나와 중간 무렵부터 봄에 걸쳐 꽃이 핀다. 알줄기는 건조기를 잘 견디고 꽃이삭과 꽃 형태에도 변화가 많으며, 크리스타타의 변종인 홀로류카(C. christata var. hololeuca)도 이에 속한다.

 

심비디움(Cymbidium)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자란다. 일반적으로 자생란류에 속하지만 반착생성인 것도 있다. 창포잎처럼 싱싱한 잎이 달린 커다란 난초이며, 보춘화와 한란 등의 작은 난에 비하여 크기 때문에 양란으로 분류하고 있다. 꽃은 크고 화려하지만 향가가 없다. 최근에는 배수체로 된 개량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시프리페디움(Cypripedium)은 분류학적으로는 파피오페딜룸(Paphiopedilum)이지만 관습적인 옛이름을 그대로 부르고 있다. 열대 아시아산이고 잎과 꽃모양이 독특한 것이 많으며 자이개스(P. gigas) 등이 있다.

 

덴드로비움(Dendrobium)은 열대 아시아에서 뉴질랜드까지 분포하는 착생란이며 1,000종 이상이 있다. 온대 자방산에 비하여 화려하고 크다. 고귀석곡(高貴石斛:D. nobile)은 중국 윈난[雲南]산으로 한국에서도 온실에서 기르고 있다.

 

에피덴드룸(Epidendrum)은 북아메리카에서 중 ·남아메리카에 걸쳐 자라는 착생란으로 80종 중에서 20종이 재배된다. 추위에 강하고 형태 변화가 가장 많다. 과테말라산 라디칸스(E. radicans)는 덩굴성이며 꽃은 작으나 빛깔이 아름답다.

 

라일리아(Laelia)는 멕시코에서 브라질에 걸쳐 자라는 착생란이다. 카틀레야류에 속하며 화분괴가 8개인 것이 다르다(카틀레야는 4개). 안셉스(L. anceps)는 꽃대가 50∼80 cm로 자란다.

 

리카스테(Lycaste)는 열대 아메리카에서 자라는 지생란이지만 착생성도 있다. 마크로필라(L. macrophylla)는 대형이며, 분홍색 꽃인 스키네리(L. skinneri), 황색의 크루엔타(L. cruenta) 등은 매우 우아한 종류이다.

 

온시디움(Oncidium)은 중 ·남아메리카와 서인도제도에서 자라는 착생란 약 350종 중에서 30종이 재배되고 있으며, 가구경과 잎 모양 등이 종에 따라 다르다. 과테말라산은 가구경이 없고 잎은 육질이며 꽃 모양은 작은 형이다. 한국에서는 흔히 나비난초라고도 부른다.

 

팔레놉시스(Phalenopsis)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미얀마에 50종 내외가 자생한다. 11월에서 3월 사이에 꽃이 핀다. 실레리아나(P. shileriana)는 잎에 무늬가 있고 분홍색 꽃이 아름답다. 타이완산 아프로디테(P. aphrodite)는 순백색 꽃이 핀다.

 

프라그모페딜룸(Phragmopedilum)은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및 에콰도르에서 12종이 발견되었고 원예종도 개발되었다. 시프리페디움류에 속하며 상록성이고 원줄기가 없으며 한 꽃대에 1∼3개의 꽃이 달린다. 롱기폴리움(P. longifolium)슐리미(P. schlimii)의 교잡종인 세데니(P. sedenii)가 있다.

 

소프로니티스(Sophronitis)는 브라질산 소형의 아름다운 착생란이며, 카틀레야류에 속한다. 그란디플로라(S. grandiflora)가 대표종이다. 세르누아(S. cernua)도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주홍색 계통과 카틀레야 간에는 속간잡종(屬間雜種)도 많이 만들어졌다.

 

반다(Vanda)는 인도 ·미얀마 및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자라는 착생란이다. 꽃은 늦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핀다. 코에룰레아(V. coerulea)는 꽃이 아름답고 창포잎 같은 잎이 부채살처럼 퍼지며, 마디 사이에서 기근(氣根)이 내린다. 30종의 원종과 많은 원예품종이 있다.

 

지고페탈룸(Zygopetalum)은 열대 아메리카, 특히 브라질 북부지역에 많고 알려진 종류로는 20종 내외이나 재배종은 얼마되지 않는다. 마케이(Z. mackayi)가 대표적인데, 순판(脣瓣)의 자주색 반점이 아름답고 향기가 우수하며, 12월에서 3월 경에 꽃이 피며 30~40일 정도 즐길 수 있다.

 

 

4. 재배

동양란은 어느 정도 추위에 강하므로 방안이나 온상 등에서 월동이 가능하지만, 양란은 온실에서 길러야 한다. 춘란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자생란들은 겨울철에 5℃의 저온에서 45일,10℃에서 60일 정도가 경과되어야만 꽃을 피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듬해 정상적인 생육을 할 수 있는 종류도 있다. 동양란의 생육 적온은 23~24℃이며, 겨울철에는 5℃ 이상을 유지시켜 주어야 하고, 여름철에는 30℃ 이상의 고온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덴드로비움과 심비디움은 5℃ 이상이면 살 수 있으나 카틀레야 ·파피오페딜룸 ·온시디움은 12℃ 이상, 팔레놉시스와 반다 등은 18℃ 이상이 필요하다. 낮과 밤의 온도차가 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7~8℃), 직사광선보다 반그늘이 좋으나, 덴드로비움 ·심비디움 및 반다류는 새싹이 자랐을 때 직사광선을 쬐도록 하면 꽃이 잘 달린다.

새싹이 자랄 때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고 새싹의 성장이 끝난 휴면기에는 수분을 적게 하는 것이 좋다. 번식은 실생과 분주(分株)로 하며, 전자는 품종개량을 할 때 쓰고 있다. 난초의 종자에는 배젖이 없으므로 난균(蘭菌)이 없으면 싹이 트지 못한다. 따라서 모주(母株)가 자라고 있는 뿌리 근처에 심어서 난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파피오페딜룸 등은 이런 방법을 활용하지만 잡균에 의한 부패를 방지하기 위하여 카틀레야와 덴드로비움 등은 완전히 소독을 한 무균배지(無菌培地)에서 종자가 발아되어 자랄 수 있도록 한다.

분주방법은 꽃이 진 다음 포기를 갈라서 심으며, 덴드로비움은 눈이나 줄기를 잘라서 물이끼 틈에서 뿌리가 내릴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장점을 길이 1∼2mm로 잘라서 키우는 조직배양법의 도입으로 많은 개체를 길러내고 있다.

분갈이의 시기는 항상 꽃이 지고 난 직후에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한여름과 한겨울을 피하여 4∼5월 또는 10∼11월 중에 한다. 포기를 나누어 번식시키려고 할 때는 5월 상순에 한다. 동양란의 경우 화분에서 뽑아낸 포기의 뿌리를 물에 깨끗이 씻고 썩은 뿌리를 잘라낸다. 분갈이는 분에 올리고 나서 대략 3~4년에 한번 해 주어야 하는데 난의 작황에 따라 알맞은 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다.

포기를 나눌 때는 한 포기에 3∼5개씩 붙여 나누고 숯조각으로 화분 밑을 막아 물이 잘 빠지는 동시에 보수력(保水力)이 좋은 흙에 심는다. 심은 후 충분히 물을 주고 반그늘이며 습기가 많은 곳에 둔다. 화분은 높아야 하고 넓이는 품종과 포기의 크기에 따라 다르며 18∼21cm가 보통이다. 이른봄에는 습기가 많고 남쪽을 향한 바깥에 내놓아 비를 맞히며 햇볕을 쬐도록 한다. 광선이 강할 때는 하루 3∼4시간 노출시키고 물은 화분이 반 정도 말랐을 때 충분히 주도록 하며, 여름에 건조할 때는 하루 2∼3회 잎에만 뿌려 주는 것이 좋다.

거름은 새싹이 왕성하게 자라는 5∼6월과 포기가 충실하게 되는 10∼11월에 2∼3회 썩은 깻묵을 물에 묽게 타서 주고 10월 하순에는 온실로 옮긴다.

 

 

5. 병충해 

난초의 병해에는 곰팡이,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로 인해 나타난다. 병에 걸린 것은 살아남기 어려우므로 소각하고, 어린 모에 생기는 부패병은 기논드액, 잎에 발생하는 탄저병과 흑점병에는 암모니아 보르도액, 꽃에 생기는 회색곰팡이는 오소사이드액을 뿌린다. 깍지벌레는 약제보다 칫솔 같은 것으로 떨어버리는 것이 좋다. 삽주벌레(thrips)는 건조한 때 잎의 뒷면에도 붙으므로 잎 뒤에도 약을 뿌리고, 달팽이는 밤에 손으로 잡는다.

 

 

6. 신화와 상징

우리의 재생(再生)신화에 마야고(摩耶姑)신화가 있다. 지리산의 성모신(聖母神) 마야고가 사랑하는 반야(般若)를 위해 옷을 만들었다가, 반야가 쇠별꽃밭으로 가버리자 화가 나서 옷을 갈가리 찢어버렸는데 이 실오라기가 나무에 걸려 풍란이 되었다고 한다. 미녀 ·귀녀(貴女) 및 자손번창과 관련하여, 꿈에 난초를 보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신이 있다. 정몽주의 어머니가 태몽에 난초를 꾸었다고 해서 정몽주의 초명(初名)을 몽란(夢蘭)이라 하였다. 난초를 기르듯이 부정(不淨)을 멀리하고 원만하며 청순하게 딸을 기르면 귀녀가 난다 하였다.

난초를 기르면 집안에 상서롭지 못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주며, 잎을 다려 마시면 노화현상이 없어진다 하여 난초 그림을 집안에 걸어두어 벽사(폄邪)를 염원하였다.

난초는 중국에서 문화와 정신적 가치가 부여되어 한국과 일본에 전해졌기 때문에 그 상징적 관념이 세 나라가 다 공통적이다.

유교의 가르침 중에서 지초(芝草)와 난초는 숲속에서 자라나,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향기를 풍기지 않는 일이 없고 군자는 곤궁함을 이유로 절개나 지조를 바꾸는 일이 없다고 한다. 착한 사람과 함께 살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처럼 오랫동안 그 향기를 알지 못한다고 하여 지초와 난초를 군자와 대응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서 시인묵객의 사랑을 받아 왔으며 여러 문학작품에서도 은군자(隱君子) ·선비 ·은자(隱者)에 비교하여 그 인격체를 상징하였다. 또한 한시에서는 난조(蘭藻) ·난질(蘭質) ·난궁(蘭宮) 등의 시어(詩語)를 사용하여 난초를 아름다움 ·미인 등의 상징으로 삼기도 하였다.

서양에서는 난초의 명칭이 그리스어 ‘orchis(睾丸)’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이유는 난초의 덩이뿌리가 마치 고환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1590년대 영국에서 ‘자줏빛 난’은 남근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는 난초를 ‘long purples’라고 하였는데 여기에는 남근의 의미가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