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政治.社會/광우병과 촛불문화제

박지원 "검찰은 의자를 언제 기소할건가"- 오마이뉴스 스크렙

호남인1 2010. 3. 19. 17:56

 

"검찰, '이 늙은이가' 폭언… 한명숙 재판 앞서 교육"
민주당 '곽영욱 강압수사' 의혹 폭로… 이귀남 법무 "그런 사실 없다" 부인

(오마이뉴스 / 김영균, 남소연, 이경태 / 2010-03-18)

 

박지원 "검찰은 총리공관 의자를 기소해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수뢰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관련,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곽영욱 전 사장이 '5만 달러를 의자 위에 놓고 나왔다'며 진술을 번복했는데 그렇다면 검찰은 그 의자를 기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귀남 법무부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 남소연

한명숙 전 총리의 수뢰 혐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피의자이자 증인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을 조사하면서 '늙은이'라 폭언을 퍼붓고, 자정을 넘겨서까지 강압수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또 전주고 출신 고위공직자 및 정치인 20여 명의 리스트를 작성해 곽 전 사장에게 '관련자들을 찍으라'고 강요하고, 재판에 대비한 '답변 교육'도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법사위 소속 박지원·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대체로 부인했다.

▲ 박지원 "검찰은 의자를 언제 기소할건가" ⓒ 김윤상


"한창 추울 때 난방 없는 곳에 3~4시간 대기시켜, 가혹수사"

박 의원 등은 최근 법조출입기자들과 곽씨 주변을 상대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직접 조사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귀남 법무장관을 상대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검찰 조사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그는 지난 14일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이 비보도를 전제로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대화록을 들고 나와 피의사실 공표를 맹비난했다. 또 박 의원이 직접 조사한 지난 2006년 12월 당시 총리 공관 상황을 자세히 소개하며 이 장관을 몰아붙였다.

박 의원은 SBS가 보도한 총리 공관 오찬장 사진을 들고 나와 "공관에서 식사를 하면 끝날 무렵에 수행과장, 총리 공관 직원 3명, 호텔직원 4~5명이 드나든다"며 "식사가 끝나면 공관 의전상 비서들이 자리에 놓고 간 것이 없는지 살펴보고 바로 갖다주는데 5만 달러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속 타는 이귀남 법무부장관 수뢰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관련,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곽영욱 전 사장이 '5만 달러를 의자 위에 놓고 나왔다'며 진술을 번복했는데 그렇다면 검찰은 그 의자를 기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질타하자,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이어 그는 "5만 달러를 의자에 놓고 갔다는데, 그러면 한 전 총리를 기소할 게 아니라 의자를 기소해야 한다, 언제 할거냐"고 비꼬았다. 박 의원의 질책에 이 장관은 침묵을 지켰다.

박 의원은 또 "곽 전 사장은 심장질환자인 70대 노인인데, 12월 한창 추울 때 구치소에서 데려다가 난방 없는 곳에 3~4시간 대기시켜 놓는다, 이게 형벌이자 강압수사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그는 "검사가 새벽 1~2시까지 조사하면서 '늙은이' 등 갖은 폭언으로 폭력수사를 했다고 한다, 이러니 얼마나 검사가 무서웠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이 장관은 "그런 수사는 없었다, 법정에서는 (곽 전 사장이) '판사가 제일 무섭다'고 대답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날카로운 추궁을 끝내지 않았다. 이번엔 "자정을 넘겨 피의자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검찰의 인권수사지침을 어긴 점을 물고 늘어졌다.

그는 지난 14일 노환균 지검장이 기자들을 불러 나눈 대화록을 들어 보이며 "서울중앙지검장은 기자들을 만나 '12시 넘어서는 수사를 않고 인생상담을 했다'고 한다, 12시 넘어서 노약한 피고인과 상담이 되냐, 부장검사가 할 게 인생상담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원한 곽 전 사장, '검사가 교육시킨 대로 답변 안 나오더라' 하소연"

이어 박 의원은 "권 부장검사는 곽 전 사장에게 전주고 출신 고위공직자와 정치인 20여 명의 리스트를 내놓으면서 '여기서 찍어라'고 했다"며 "검찰 수사가 무슨 애들 찍기 게임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곽 전 사장이 자정 넘어 조사받은 것은 단 1번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재판을 앞두고 검찰이 곽 전 사장을 불러 '짜맞추기 트레이닝(교육)'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곽 전 사장이 구속집행정지로) 병원에 입원 중일 때 검찰에서 (곽 전 사장을) 몇 번 불러갔냐, 매번 불러다가 재판에 대비해서 트레이닝 시키지 않았냐"고 따졌다. 

이에 대한 근거로 박 의원은 곽 전 사장의 증언을 들었다. 박 의원은 "곽 전 사장이 병원에 돌아와서 하는 말이 '검사가 교육시킨 대로 도저히 답변이 안 나오더라, 하도 많이 묻고 교육받아서 도대체 혼돈이 돼서 사실을 이야기했다'고 한다"며 "가혹 수사가 아니냐"고 이 장관에게 물었다.

하지만, 이 장관은 "그런 사실 없다, 곽씨도 법정에서 협박이나 강압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박 의원은 "5만 달러는 의자를 기소하면 되고, 골프채는 하늘로 날아갔거나 땅으로 꺼졌는데 그럼 하늘을 기소할거냐"며 "검찰이 코미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세간에 '추노'보다 훨씬 재밌는 드라마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꼬집기도 했다.

▲ 박영선 '한명숙 기소, 방송작가 검찰이냐' ⓒ 황혜정


박영선 "48세 검사가 70세 노인 인생상담? 누가 누구를…"

바통을 이어받은 박영선 의원도 이 장관을 코너로 몰아갔다. 박 의원 역시 노 지검장의 비보도 대화록을 근거로 "한 전 총리의 환전 내역이 1달러도 없다, 아들이 해외 체류했는데 달러 쓴 게 없다고 해서 기소했다고 한다"며 "검찰이 상상력으로 기소하나, 방송작가 수준이냐"고 비꼬았다.

"12시 넘어 인생상담했다"는 노 지검장의 발언도 강하게 비난했다. 박 의원은 "권 부장검사는 48세고, 곽 전 사장은 올해 나이가 70살인 노인인데, 누가 누구를 인생상담한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그는 노 지검장의 '비보도 티타임' 역시 피의사실공표에 해당한다면서 "왜 조사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장관은 "노 지검장 발언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답변 드리겠다"고 말하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46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