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政治.社會/김연아(金姸兒) Yu-na Kim

[스크랩] 표정으로 읽어 본 아사다 마오 점수의 실체 그리고 김연아와 오셔 코치.

호남인1 2010. 2. 25. 09:46

오늘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다들 보셨으리라 생각되는군요. 저 역시 보았습니다만, 어찌나 가슴이 떨리든지요. 무엇보다 더 긴장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앞에서 연기를 했던 아사다 마오의 플레이와 점수 때문에 더했던 것 같습니다. 해설자도 언급을 했지만 점수를 생각보다 높게 주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저로서는(마오의 점프가 완벽해 보이진  않더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언급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이미 점수는 나왔고 다음 경기를 펼쳐야 할 김연아의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바로 이 순간이 상당히 중요한 시간입니다. 자신을 컨트롤 해야만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마오의 선전과 점수 그리고 곧이어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 그 압박감이란 저희가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군요.

 

역시나 스포츠 중계를 하는 방송사에서도 그것을 아는지 아사다 마오의 경기가 끝난 후, 관중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가 계속이어지는 가운데 중계 카메라가 김연아 선수를 비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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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그렇게 라이벌이라는 것을 의식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샷이 반가울리가 없겠죠. 순간 굳은 표정과 카메라를 인식하고 무안한 듯 엷은 미소도 띄웁니다. 이 때는 아직 마오 선수의 점수가 나오기 직전인 모습입니다. 선전은 한 듯 하나 실제 점수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데 잠시 후 김연아 선수 눈에 무언가 들어갔는지 아니면 분장이 부자연스러웠는지 눈을 만지작 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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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부자연스러운 것 같아 보였습니다. 잠시 후 마오 선수의 점수 결과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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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신도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점수... 글쎄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정직한 점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도 아는지 겸연쩍은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은 알고 있습니다. 그 점수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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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때부터 김연아 선수에겐 중요한 순간입니다. 마음을 다스려야 하기 때문이죠. 뜻밖의 선전과 점수... 김연아 선수의 표정을 보고 싶었습니다. 김연아 선수도 마오의 점수를 보았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아쉽게도 김연아 선수의 뒷 모습만 볼 수 있었고, 마주 서고 있는 오셔 코치의 모습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순간부터 오셔 코치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비록 김연아 선수의 정면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카메라는 계속 오셔 코치를 비추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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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셔 코치는 굉장히 김연아 선수에게 집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이 장면들을 동영상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 순간도 김연아 선수의 눈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첫 장면에서 그는 팔로 펜스를 두드리면서 움직이고 있는 김연아 선수에게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동요할 수 있는 순간, 자신과 홀로 싸워야 하는 김연아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른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안정시키는 것. 바로 그것이 필요한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비단 올림픽에서만은 아니겠지만, 올림픽이라는 대회의 규모와 자국민의 응원과 성원에 대한 부담, 전세계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에겐 여간 심난한 시간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셔 코치는 김연아 선수의 눈을 계속해서 응시합니다. 자신을 보도록... 그리고 자신의 플레이를 하도록 말입니다. 그 순간에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선수 자신이 자신을 믿도록 하는 그 짧은 시간... 그리곤 마지막에 김연아 선수에게 주먹을 쥐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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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성호를 그리며 기도하는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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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모습이 여기에서 응축되어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누군가의 힘을 간절히 구하며 자신의 플레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자신을 추스려야 하는 그리고 홀로 서야 하는 순간입니다.

 

순간 순간이 피를 말리는... 혹여나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마음 졸였을 것은 단지 보는 국민들의 마음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추스려야 하는 연아 선수와 그 선수가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계속 선수에게만 집중하는 오셔 코치의 놀라운 집중과 배려...

 

놀라운 코치에 놀라운 선수입니다.

출처 : 함께라면 좋을텐데...
글쓴이 : 김종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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