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를 제값 받고 판매하려면 미리부터 시장 및 유통 정보를 많이 수집해야 한다. 주산지의 재배면적, 작황, 생산량 등 각종 시장 및 유통 정보를 사전에 많이 확보해야 유리한 조건으로 판매할 수 있다. 마땅한 판로가 없을 경우 다량 구매를 원하는 제약회사 같은 곳과 계약재배하는 것이 안전하다. 당귀는 지역과 해에 따라 가격 변동이 적고 국내소비 증가 및 수출 증가로 안정적 작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중국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해 국내시장이 비교적 안정돼 있는 것도 다른 작물에 비해 장점이다. 2005년산 당귀 생산량이 줄어들어 2005년 12월 현재 600g당 8,000원선으로 지난해 초 6,000원선보다 약간 높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참당귀는 일당귀보다 약효가 우수해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참당귀는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약용작물 47종, 농림수산부 고시 주요 재배 약용작물 28종 가운데 재배면적은 다섯번째, 생산량은 네번째, 수요량은 세번째로 많은 중요한 약용작물 중의 하나이다. 뿌리 굵고 향기 강한 참당귀 당귀는 참당귀와 일당귀가 있으며 참당귀는 주로 경남북, 강원, 경기지역의 산속 습기가 많은 계곡에서 자생하는 2~3년생 초본이다. 키는 1.0~2.0m 정도 곧게 자라는데 줄기 전체에 자주색 빛이 돌고, 뿌리는 굵고 강한 향기가 난다. 잎은 날개 모양의 겹잎인데 잔잎은 3개로 갈라지고, 다시 2~3개로 갈라져 있다. 꽃은 7~9월에 자색으로 피고 겹산형 꽃차례이다. 일당귀는 일본에 분포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키는 40~90㎝씩 자란다. 뿌리는 충실하고 줄기는 자흑색이다. 잎은 마주나고 2~3회 3출겹잎이며 잔잎은 버들잎형 또는 알 모양의 버들잎형으로 예리한 톱니가 있고 끝이 뾰족하다. 6~8월에 백색 꽃이 피며 우리나라 전국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따뜻한 중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
당귀는 피를 맑게 해 심장병에 아주 좋은 약재로 알려지고 있다. 뿌리는 정유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자궁기능 조절, 진정작용, 진통작용, 항균작용 및 비타민E 결핍 치료작용 등을 하므로 빈혈증, 진통, 강장, 통경, 부인병 등의 치료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피가 잘 안 통해서 혈전이 될 때, 그로 인해 협심증이 있을 때, 당귀를 끓여서 차처럼 꾸준히 마시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이른 봄의 어린순은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재배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 당귀 농사는 김매기와 수확하는 데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자신의 영농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씨앗을 본밭에 직접 뿌려서 재배하는 직파재배와 모판에서 1년 또는 2~4개월 동안 모를 길러서 옮겨 심는 육묘 이식재배가 있다. 그러나 모를 길러 재배해야 뿌리가 굵고 품질이 좋으므로 이때 들어가는 일손도 고려해야 한다.
재배적지는 흙살이 깊고 물이 잘 빠지는 질참흙이나 모래참흙이다. 특히 이어짓기를 싫어하므로 한 번 재배한 곳에는 2~3년 동안 다른 작물을 심어야 한다. 또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므로 해발 400m 이상 준고령지나 고령지가 적합하다.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서나 재배할 수 있지만 중북부 이상 고냉지대에서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며, 꽃도 적게 생긴다. 특히 낮과 밤의 온도차가 큰 곳에서 재배해야 생육도 좋고 품질이 우수한 뿌리를 수확할 수 있다.
재배면적은 일정 규모 이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주산단지를 조성해 산지수집상과 시장에 대응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여기에다 건조·가공시설을 갖춘다면 더욱 좋다. 농자재 구입과 생산물 판매가격을 결정할 때 농가에 유리할 뿐 아니라 구입·판매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당귀를 밭떼기로 팔거나 수확 후 약초수집상에게 바로 팔면 제값을 받기 어려우므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건조·가공 시설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품질 차별화 위해 GAP 당귀 도전 약초영농조합 함승주 대표(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는 3년 전 4,000여 평의 당귀 밭에 우수농산물관리제(이하 GAP ; 농산물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산물의 생산 및 단순 가공 과정에서 오염된 물 또는 토양·농약·중금속·유해생물 등 식품안전성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요인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를 9개 이웃농가와 함께 도입했다.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농약과 비료는 허용량만 쓰다 보니 도입 첫해 수확량이 그 전보다 20~30%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외관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함씨는 중간상인들이 외관이 나쁘다고 외면하는 바람에 생산 첫해에는 판로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9개 농가가 당귀·황기·구기자·작약·맥문동 등 5개 품목에 GAP를 도입했지만 그 이듬해부터 포기 농가가 나타났다. 함씨 또한 관행농업에 비해 일손이 더 많이 들고 소득마저 시원찮아 갈등하고 있던 터에 어느 한의원이 약리 성분이 다른 당귀에 비해 월등히 좋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싶다며 연락을 해온 이후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홍보 부족과 중간상인의 관행이 걸림돌 “‘GAP 당귀’의 홍보 부족과 외형상 상품성을 중시하는 중간상인의 관행이 판로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그 길로 생약협회와 농림부를 찾아가 GAP 당귀 활성화 방안을 건의했습니다. 그 덕분에 KT&G에 1㎏당 7,500원에 납품하는 판로를 트기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입소문이 나면서 함씨는 지난해 인삼과 당귀를 숙성해 기능성 쌀을 만드는 천일미곡(전남 영광)과 좋은 가격에 연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회사는 중간상인을 통해 구매한 당귀로 기능성 쌀을 만들어왔지만 밥맛이 고르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그 원인을 조사해 본 결과 원인이 품질이 들쭉날쭉한 당귀에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함씨를 수소문해 거래를 튼 것이다.
GAP를 도입한 이후 가장 힘든 일은 제초 작업이다.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대신 연간 세 차례 김매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관행농법에 비해 80여 명분의 일손이 더 든다. 1인당 하루 인건비는 3만5,000원이지만 멀리 강릉까지 나가서 데려와야 하는 데다 여기에 추가되는 교통비와 새참을 더하면 4만 원 이상씩 드는 셈이다. 스프링클러 가동으로 수분 공급하며 응애 예방
또한 GAP를 도입한 첫해에는 병해충 피해가 많았다. 응애 발생이 심하지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가동하면 토양 수분 공급과 동시에 응애 예방이 되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 여름 장마가 끝나고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높아지면 점무늬병과 역병이 어김없이 발생한다. 게다가 당귀는 저온성 작물이기 때문에 기온이 28℃ 이상 오르면 생장을 멈추고, 이와 함께 줄기마름병이 발생해 다른 밭으로까지 번지기 때문에 예방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
병해충 예방을 위해 우선 연작을 피하고 토양을 철저히 관리한다. 갈대나 풀을 발효시켜 만든 천연퇴비를 가을에 밑거름으로 넣고 로터리 친 다음 겨울에 고스란히 눈비를 맞힌다. 이렇게 하면 가을에 월동을 위해 땅 속으로 숨어든 해충이 추위에 얼어죽게 되고 토양의 물리성이 좋아진다.
“GAP 도입 첫해에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였더니 수량이 종전보다 30% 감소했지만 현재 그 간격을 10%대까지 좁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관행농법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당귀는 4~5월 무렵 씨앗을 뿌려 묘포장에서 1년 동안 기른 다음 이듬해 3~4월 30㎝ 간격으로 본밭에 옮겨 심으면 그해 가을에 수확이 가능하다. 객토한 밭에서는 잘 안 자랄 정도로 토질이 중요하다. 또한 물 빠짐이 좋은 마사토 같은 토질을 골라야 하고 꽃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