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卉.園藝.植物.田園/식물도감(植物圖鑑)

지네발란과 멸종위기의 한국의 착생란

호남인1 2009. 10. 7. 17:38

 

지네발-

 

 

과명 : 난초과

학명 : Sarcanthus scolopendrifoliu  

자생지 : 한국(제주.전남의해안가)

 지네난초라고도 한다. 햇볕이 잘 드는 바위벽이나 나무에 붙어 산다. 길이 약 20cm이다. 줄기는 가늘고 길며 단단하다. 기는줄기로서 가지를 드문드문 내고 이곳저곳에서 굵은 뿌리를 낸다. 잎은 2줄로 어긋나고 좁은 바소꼴로서 길이 6∼10mm이고 두꺼운 혁질(:가죽 같은 질감)이다. 겉면에는 홈이 있고 잎집은 줄기에 착 달라붙는다.

꽃은 6∼7월에 연한 붉은빛으로 피는데, 잎집을 헤치고 나오는 꽃대 끝에 1개가 달린다. 포는 3각 모양이며 꽃받침조각은 긴 타원 모양으로서 끝이 뭉툭하다. 꽃잎은
꽃받침과 비슷하지만 약간 짧고 옆으로 퍼진다. 입술꽃잎은 꿀주머니가 있고 3갈래로 갈라지며 곁갈래조각은 귀처럼 생기고 가운데갈래조각은 세모진 달걀 모양으로서 끝이 뭉툭하고 희다.

열매는 곤봉처럼 생긴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의 삭과로서 8월에 익으며 길이 6∼7mm이다. 번식은
포기나누기로 하며 관상초로 심는다. 한국(제주.·전남 해안가), 일본에 분포한다.

 

 

 

  지네발난은 줄기에 잎이 붙은 모습이 기어가는 지네를 닮아서 우리말이름이 붙여진 상록성 난초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의 양지바른 바위 겉이나 나무줄기에 붙어 자란다. 줄기는 가늘고 길게 뻗으며, 드문드문 가지가 갈라지고, 단단하다. 줄기 곳곳에서 굵은 뿌리가 나온다. 가죽질의 잎은 2줄로 어긋나며, 가는 손가락 모양으로 길이 7~10mm다. 꽃은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1개씩 피며, 연한 분홍색이다. 나도풍란이나 풍란에 비해서는 위협상태가 조금 낮은 편이지만, 착생난초에 대한 애호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취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에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멸종위기의 한국의 착생란(着生蘭)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난초과(蘭草科) 식물들은 세계적으로 자생지에서 수난을 당하는 대표적인 생물종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은 멸종위기에 놓인 난초과 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모든 난초의 국제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00여 종의 난초과 식물이 자생하고 있고, 그 가운데 고목이나 바위에 붙어 자라는 착생난초(着生蘭草)는 금자란, 나도풍란, 비자란, 석곡, 지네발난, 차걸이난, 풍란, 탐라란, 콩짜개난, 혹난초 등 10종이 있다. 이들 모두가 절멸위기에 놓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멸종위기 난초들이다.

 

풍란 복원에 알맞은 조건을 연구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심은 개체가 꽃을 피우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식물로 많은 사람들이 난초를 꼽는다. 꽃 피는 식물(피자식물), 외떡잎식물로 분류되는 난초과 식물은 양치류 이상의 관속식물(管束植物) 가운데 가장 큰 식물군으로서 세계적으로 880속(屬) 2만2,000종 정도가 알려져 있다. 자연계의 원종을 개량하여 만들어진 원예종은 10만 가지에 이른다. 열대와 아열대에 주로 분포하지만, 한대지방에서도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100여 종의 야생난초가 생육하고 있다.


난초의 꽃은 모양부터 독특하다. 안쪽에 꽃잎 3장, 바깥쪽에 꽃받침 3장이 엇갈려 붙어 있는데, 이들은 모양이 서로 비슷하다. 꽃받침도 꽃잎처럼 화려한 색깔과 형태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다. 입술꽃잎 또는 순판(脣瓣)이라 부르는 맨 아래쪽의 꽃잎은 나머지 2장의 곁꽃잎과는 모양과 색깔이 다른, 특별한 모양을 하고 있다. 광릉요강꽃이나 개불알꽃의 단지처럼 생긴 부분이 바로 입술꽃잎이다.


난초는 씨의 특징도 유별나다. 포자나 먼지처럼 크기가 작고, 가볍다. 이런 씨가 열매꼬투리 속에 가득 들어 있는데, 한 꼬투리 안에 1백만 개 이상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씨에는 싹이 틀 때 양분으로 사용하는 배젖이 들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난초 씨는 곰팡이와 공생관계가 이루어져야만 싹을 틔울 수 있다. 곰팡이와 공생을 시작한 후 싹이 틀 때까지는 15년이나 걸린다. 이렇게 힘들게 싹을 틔워야 하므로 보다 많은 씨를 만드는 것이리라.


모든 난초는 CITES에 의해 국제거래가 금지되어 있다. 난초과의 어떤 종도 허가 없이 수출입할 수 없도록 국제적인 협약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난초과 식물들이 세계적으로 볼 때도 멸종위기에 놓인 대표적인 식물임을 방증해 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병아리난초, 은대난초, 타래난초 등 몇몇 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난초가 희귀종의 범주에 속한다. 많은 종이 멸종위기에 놓인 채, 우리의 보살핌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난초들 가운데 오래 된 나무나 바위에 붙어 자라는 착생난초들은 모두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자란, 나도풍란, 비자란, 석곡, 지네발난, 차걸이난, 풍란, 탐라란, 콩짜개난, 혹난초 등 10종 모두가 풍전등화 같은 운명에 놓여 있다(표 1).

 

착생난초 중에서 비자란, 차걸이난, 탐라란은 제주도에만 분포하고, 나머지 7종은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자란다. 우리나라 착생난초는 모두 아열대성 식물로서 남방계열이며, 겨울에도 잎이 푸른 상태를 유지하는 상록성이다. 일부 문헌에는 거미난이라는 착생난초도 한반도에 자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근래에 발견된 적이 없고 표본도 없으므로, 오래전에 멸종하였거나 애초부터 분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착생난초들은 희귀성과 원예가치 때문에 무분별하게 채취되어 절멸위기에 놓여 있다. 대엽풍란이라고도 부르는 나도풍란은 거의 절멸하여 자생지 자체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콩짜개난과 혹난초 역시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금자란, 비자란, 차걸이난, 탐라란 등도 자생지가 한두 곳밖에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간혹 볼 수 있었던 석곡조차 현재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풍란은 잎이 가늘고 길어서 ‘소엽풍란’이라 부르기도 하는 상록성 난초다. 제주도, 남해안 섬, 서해안을 따라 안면도까지 올라와 분포한다. 숲속의 나무와 바위 겉에 붙어 자란다. 잎은 넓은 선형으로 길이 5~10cm다. 흰 꽃이 6~7월에 아래쪽 잎겨드랑이에서 난 길이 3~10cm의 꽃줄기 끝에 3~5개가 모여달리며, 향기가 짙다. 세계적으로 일본과 대만에도 분포하며, 우리나라가 분포의 북방 한계선이다. 현재 제주도 2곳, 전라남도 3곳에서만 생육이 확인될 만큼 생육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자생지에서 채집한 종자를 배양하여 만든 어린 풍란. 몇 해 전 진도의 한 섬에

자생지 유래 풍란이 최초로 복원되었다.

 

글· / 현진오(동북아식물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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